베네치아서 열리는 미술 올림픽…'아트 한국' 매력 알린다

입력 2022-04-11 17:38   수정 2022-04-12 00:15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 미술전인 ‘베네치아 비엔날레’가 이달 23일(현지시간)부터 11월 27일까지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다. 이 전시회에는 각 나라의 미술 실력을 보여주는 국가관이 설치돼 ‘미술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국내에선 신진 작가인 정금형(42), 이미래(34)부터 ‘국가대표’급 화가인 박서보(91), 하종현(87)에 이르기까지 한국 대표 작가 작품이 총출동한다. 미술계에선 이번 비엔날레가 ‘아시아의 미술 수도’를 꿈꾸는 한국 미술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릴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베네치아 물들이는 한국 미술
베네치아 비엔날레가 짝수 해에 열리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1895년 처음 개최된 뒤 격년으로 열렸지만, 코로나19로 지난해 전시가 올해로 순연된 탓이다. 이번 비엔날레 본전시 총감독은 뉴욕 하이라인파크의 예술총괄 큐레이터인 체칠리아 알레마니(45)다. 본전시 참여 작가는 총 213명인데 인선이 파격적이다. 참여 작가 중 행사에 첫 참가하는 비율이 85%에 달해서다. 여성 비율은 90%에 육박한다. 한국에서는 여성 작가인 행위예술가 정금형과 설치작가 이미래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시 기간 동안 베네치아의 수많은 고성과 고택에서는 비엔날레 주최 측의 심사를 거친 병행 전시가 열린다. 개막 전부터 세계 미술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한국의 단색화 거장들 작품도 병행 전시된다. 박서보는 퀘리니 스탐팔리아에서 조각가 이사무 노구치, 설치작가 얀 보와 선보이는 3인전을 열고, 하종현은 팔라제토 티토에서 회고전을 개최한다. 한국의 1세대 행위예술가이자 최근 인기 절정인 이건용(80)의 신작 전시도 주목할 만하다.

‘스카프 화가’로 이름난 오명희 화백(수원대 명예교수·66)은 유러피안컬처센터의 초청으로 23일부터 팔라조 모라에서 열리는 특별전 ‘퍼스널 스트럭처’에 초대 작가로 참여한다. 오 화백은 화조화의 전통과 스카프라는 소재를 결합해 우아하면서도 초현실주의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2017년 영국 사치갤러리에서 전시를 연 뒤부터 국내를 넘어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여성주의를 주제로 그린 ‘눈이 내렸지만 따뜻했다’ 등을 선보인다.

한지 미술의 거장 전광영(78)은 이탈리아의 저명한 건축가 스테파노 보일과 함께 콘타리니 폴리냑에서 전시를 연다. 오래된 한지를 접어 조형 작품을 만드는 작가와 나무·풀·숲으로 아파트를 짓는 건축가의 협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내홍 속에 개막하는 한국관
개별 작가 작품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정작 대표 전시인 비엔날레 한국관에 대해선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예술감독 선정 과정에서 불공정 논란이 터져 최종 결과를 반복하고 다시 심사한 건 ‘막장 드라마’의 시작에 불과했다. 전시작가인 김윤철 작가(52)가 이영철 예술감독(65)의 ‘갑질’이 있었다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 진정을 넣기도 했다. 갈등은 봉합됐지만 작가와 감독, 문예위의 미숙한 행정에 대한 구설은 여전하다.

올해 한국관 전시 주제는 ‘나선(Gyre)’. 코로나19로 인한 인간 문명의 변화를 주제로 동아시아의 천·지·인(天·地·人) 개념을 가미한 미래적 분위기의 설치 작품들이 전시장에 펼쳐진다. 이 감독은 “작품과 전시장을 조화시키기 위해 처음으로 한국관 천장을 뜯어냈다”고 말했다.

정준모 미술평론가(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는 “한국관을 둘러싸고 잡음이 나는 건 문예위의 전문성 부족 때문”이라며 “영국과 독일 등 미술 강국은 수십 년 경력의 전문가가 심사위원을 선정하고 전시를 조율하는 데 반해 한국은 전문성 없는 공무원이 심사위원을 뽑고 작가를 입찰 공고 내듯이 선정한다”고 꼬집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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